
주산의 마지막 세대이자, 컴맹의 1세대 그들은 1950년대 중후반과 196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들은 베이붐 세대라고도 불렀다. 얼마나 이때 태어난 이들이 많았는지 학교는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서 수업을 해야했고 치열한 경쟁을 서로 해야 했다. 6.25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출산율을 기록했던 세대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배고픔과 허전함 속에서 10대와 20대를 보내고, 격동의 1970~1980년대를 보냈다. 그들은 대개 초중고를 까까머리와 검은 교복으로 보내고 야외전축에 다이아몬드 춤을 췄던 세대이다. 또 군복에 검정물을 들여서도 입고 다니고, 청바지가 부럽던 세대이다. 그리고 또 그들은 넥타이 부대라고 불리기도 했다.
한때는 머리를 길렀다고 장발단속에 쫓겨다니며 골목에 숨었고, 담배 연기가 자욱한 음악다방에서 노래 한 곡 들어보겠다면서 디제이에게 메모를 전했던 그들, 그 당시 청년들은 이제 노년이 되었다.
수출역군, 산업화의 기수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그들은 IMF 직격탄을 맞으면서도 어떻게든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려했다.
그런데 그 당시 그렇게 많던 청년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이제 그들은 노인이 되었고, 노인으로 변해간다.
인터넷에 떠도는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라는 글을 읽어 보면, 누가 썼는지 정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찬찬히 시간이 나면 정독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동무들과 학교 가는길엔
아직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 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 올려 주기를 유혹하던 시절
학교 급식빵을 얻어가는 고아원 패거리들이
가장 싸움을 잘 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그 시절을 보낸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생일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 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 가던 날 가방속에
사과 두개, 계란 세개, 김밥 한줄
사탕 한 봉지중 반 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들을 위해
꼭 남겨와야 하는걸 이미 알았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본 식민지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머리에서 빼 놓지 않고
이야기 할때마다...
늦게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없이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
철수야~! 영희야~! 나 하고 노올자~!!!
침 묻힌 몽당연필을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없는 세대였다.
글자 배우기 시작할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줄 알았고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삼십명이 뛰어 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제세대, 6.25세대, 4.19세대
5.18세대, 모래시계 세대...
자기주장이 강했던 신세대등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가끔씩 미국에서 건너온
베이비붐세대, 혹은 6.29 넥타이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만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불임의 세대였다.
선배 세대들이 꼭~ 말아 쥔 보따리에서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일을 배우고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몸따로 마음따로 요즘노래
억지로 부르는 늙은 세대들
어느날 자다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늙으신 부모님은 모셔야하고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다른 길은 보이지 않고
벌어놓은 것은 한 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이미 늙은 사람들...
회사에서 뭐라 한 마디하면 알아서 말 잘 듣고
암시만 주면 주저없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이자, 컴맹의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늙은 부모님 모시는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야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정작 자신들은 성장한 자식들과
떨어져 쓸쓸한 노후를 보내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여야하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는걸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고 부른다.
60대는 이미 건너갔고
3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기를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 밤 팔지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 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 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는 식은 그 붕어빵을
밤 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들은
모두들 이름을 가지고
우리들 이야기 할때도 이름없는 세대였다가
이제야 당당히 그들만의 이름을 가진
기막힌 세대가 바로 이 땅의 사오십대
고속성장의 막차에 올라탔다가
이름모를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이라고 부르는 세대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돌아올수 없는 아주 먼-곳으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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