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가 만나서 사귀고 결혼을 한다고 할지라도 만남과 이별은 정해져 있습니다. 알고 보면 인간사 모두가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허망한 것일 수도 있으나, 만약에 서로 만나더라도 끝가지 같이 살 수 있는 운명이 아니라면 잠깐동안 자기를 만나준 것에 대하여 아주 감사하게 생각을해야합니다.
헤어진다고 상대방을 탓하거나 또는 자신은 책망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너무나 좋아할 시기에 어떤 원인으로 헤어져야 하면서 서로를 못놔주다가 급기야 상처를 주고 종국에는 결말이 너무 안 좋게 되고 서로 원수같이 헐뜯는사람도 있습니다. 만난 인연이 전생의 원수였을수도 있고 또 그렇게 잠깐만나서 최고로 좋아함이 치닫을때에 헤어지는 계획으로 상대방에게 상처주는것이 운명이였다면 빗겨가기에는 힘이 들것입니다.
어느 스님의 이야기, 만남과 이별 그리고 운명
아주 오래전 부부가있었는데 남자는 부지런하고 성실해서 마을에서 인정받는사람이였다고 합니다. 그 남자의 부인은 동네에서 소문난 굉장한 미인으로 마을 사람들은 이 부부를 보고 정말 환상적인 잉꼬부부라고 칭찬을 자자하게 늘어 놨습니다. 그 남자는 너무나 행복한 나날을 분에 넘치게 살고 있고나 하면서, 이런 좋은 세월이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6.25가 터지고 부부는 피난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부부는 피난 도중에 길을 잃고 서로가 헤어지게 되었고, 이 와중에 남자는 군입대 대상자로 되어서 징집통지서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부인만 찾아야 된다는 심정으로 날라온 군징집 통지서도 찢어버리고 헤매고 다닙니다. 남자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군징집을 피해서 도망다니는 경찰에게 들켜서 끌려갑니다. 이와중에 군대를 안간 이유가 있냐면서 엄청난 고문을 당해 결국은 한쪽 다리를 못쓰는 병신이 됩니다.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게 되면서 목발을 짚어야 걸음을 걸었는데, 마침내 전쟁이 끝나서 고향으로 돌아 가던중 우연히 어느 곳에서 자신의 부인을 멀 발치에서 보게 됩니다.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부인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리고 당장에 뛰어 가려 했지만 절뚝거리는 걸음으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천천히 부인을 따라 갔는데 의외로 큰 기와집인 부잣집으로 쑥 들어가더랍니다. 그리고 그 문 앞에서는 '여보, 당신 왔어'하고 뛰어 나오는 남자를 보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그 남자가 어디서 많이 봤는데, 깜짝 놀라서 자세히 보니 바로 경찰서에서 자신의 한 쪽 다리를 못쓰게 만든 형사였습니다.
순간 무엇인가 잘못 되었구나 하면서 그 집으로 바로 갔더니, 이미 안방에서는 두 남녀가 몸을 섞으면서 소리를 내고 있었고 자신의 부인은 그 남자 품안에서 자지러지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답니다.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남자는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이 두 년놈을 죽여버려야겠다면서 장터로 갔습니다. 사실 자신이 병신이 되도록 이렇게 다닌 것은 지금까지 부인만을 찾기 위한 일념이었는데, 자신의 부인이 그런 여자였고 또한 자신을 절름발이로 만든 놈과 저렇게 정을 통하고 있으니 둘 다 죽이겠다는 살의가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났습니다.
어찌보면 남자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한번도 해꼬지를 해본적도 없고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 두 년놈을 죽여버려야만 자신의 마음이 후련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년놈을 죽여버리고 나도 죽으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장터로가서 칼을 하나사서 보자기에 싸고는 두 남녀를 죽이고 자신도 살아봤자 의미가 없으니 자결하겠다고 마음먹고 마지막으로 절에가서 앞으로 죄를 크게 지을것이니 자신을 벌주라고 부처상에게 큰소리칠 요량으로 산을 올라갔습니다.
헐떡이는 숨을 참고 곧장 절에 들어서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혼자 오열을 했습니다. 이 남자의 괴이한 행동에 그 절의 큰스님이 이를 보고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스님, 오늘 저는 두 짐승을 죽여버리고 저도 죽어야겠습니다."
내가 사람을 죽일건데 마지막으로 울고싶으니 말시키지 말라면서 짜증까지 내면서 큰스님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이를 듣고 큰스님은 바로 그 자리에서 들고 있던 막대기로 그 남자의 대갈통을 휘 갈려버렸습니다. 머리를 세게 맞은 남자는 순식간이었는데, 막대기로 맞은 것이 아프지는 않고 너무나 편안하게 눈이 스르륵 감겨버렸습니다.
꿈인지 환상인지 남자는 어떤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큰 강을건너는데 배가 뒤집혔고 자신은 간신히 물밖으로 나왔는데 자신과 같이 탄 여자는 물살에 휘말려서 떠내려가고있는 광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자기는 안타까워하며 지켜볼 뿐이였는데 갑자기 누군가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더니 헤엄쳐서 그 여자에게로 물을헤집고 다가가서 구해오려는 찰나에 둘 다 더 큰 물살에 휘말려서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한 꿈에서 깨어난 남자가 스님께 자신이 보았던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그 꿈속에 나온 여자가 전생에서 너의 여동생이였으며 지금의 아내이고 물에 뛰어든 남자는 데리고있던 노비였던것이였다고 합니다. 그 노비는 훗날 자신의 원수인 형사로 다시 태어났던것이고 그리고 자신은 그 여자의 오빠였다는 말을 합니다.
스님의 이러한 말을 다 듣고나니 그 남자는 정신이 번쩍들더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겠으니 자신을 받아달라고 말을하곤 다시 그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방앞 마루아래 놓여진 두 남녀의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주고 방안에 있는 남녀가 추울까봐 아궁이에 장작을 더 넣고는 마당에서 그 방을 향해서 큰절을 올리며 이렇게 말 했습니다.
"두분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셔요"
라고 말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다시 곧장 산으로 올라가서 스님이 되었다고하는데 그 스님은 훗날 불교개혁에 큰 공을 세우신 유명한 스님이 되었다는 썰이 있습니다.
ggoom.kr
